고용노동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발표했다.
실효성이 있을까.
없다 봅니다. 비정규직 임금 올리면 경영평가 점수가 낮아지는데. 한편으로 공공부문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책을 내고 있으니 완전히 엇박자죠. 현행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있는 한은 여전히 수익이 나는 기관이 평가점수를 잘 받죠. 특히 인건비가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이에요. 그러다보니 공공기관 대부분이 내부의 비효율요소를 줄이는 것보단 인건비 절감에 초점을 두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는 무기계약직 전환도 최소한만 하고 오히려 직접고용을 간접고용으로 전환하는 유인이 강하게 작동하죠. 더구나 매년 전년대비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단 말이죠. 그럼 간접고용도 계속 늘려야 하고 임금 단가도 낮춰야 하죠. 결국 비정규직을 희생양으로 수익을 내는 거죠.
그런 경영평가가 매년 진행되는데 여기에 기관 예산, 성과급, 기관장 연임 여부 등이 다 걸려 있어요. 그럼 결국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을 제대로 낼 수 없지요.
이번 비정규대책 자체를 평가하자면
이번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은 오히려 전보다 더 제한적이에요. 애초 무기계약직이란 게 정규직을 해줄 수 없으니 대신 만들어낸 아주 어중간한 형태죠. '상시업무를 2년 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고 했다가 '2년 이상 근무했고 앞으로도 2년 이상 지속근무 할 것으로 사료되는 사람'으로 바꿨죠. 또 업무능력평가를 통해 선별한다고 했죠. 그럼 그냥 전환이 아닌 거죠.
이렇게 대상을 제한, 축소하는 이유는 무기계약직 전환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서예요. 무기계약직 인건비가 초임직원 인건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 예산을 증가시킬 수는 없고, 여유 자리도 별로 없을 거고. 결국 정부가 공언한 9만 명보다 더 적은 수만 전환할 거예요. 전체 비정규직은 늘었는데 전환 숫자는 2003년, 2006년 때보다 적어요. 결국 최소한의 인원만 선발되고 다수는 계약해지당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죠.
현행 경영평가제도와의 관계는
이게 경영평가제랑 맞물리면 간접고용을 더 부추기게 돼요. 공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틈새는 아웃소싱이니까요. 아웃소싱을 해버리면 그 비용을 인건비에서 빼서 별도 사업비를 적용할 수 있거든요. 그럼 경영평가를 잘 받게 되는 거죠. 이게 간접고용노동자를 포괄하지 않고 있는 비정규 대책의 허점입니다. 노동조건 개선 가이드라인 정도만 내놓고 간접고용에 대해서 실질적인 조치는 안 하고 있으면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비정규직 비중은 비슷한데 기간제는 줄고 시간제, 간접고용은 20% 초반에서 30% 가까이로 10%가 늘어났죠. 이 결과는 당연한 겁니다. 그 결정판이 인천공항 같은 곳인 거죠.
그런 공항에서 사실 간접고용까지 포괄한 비정규 대책은 나올 수가 없어요. 그나마 고용승계 요구 정도만 받아줄 수 있는 수준이 되겠죠. 결국 그 과정에서 노조 하는 사람들 선별해서 안 받아주고, 남은 사람들은 계속 임금 떨어뜨리는 식이 될 거예요.
사실 이런 시스템은 IMF 거치고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진 거예요. 결국 무기계약직 정도의 미미한 해법만 가진 비정규직 대책과 수익성 중심의 공공부문 관리정책이 합작해 현재 공공부문에서 간접고용이 확대되는 상황을 낳은 거죠.
지금 정부는 기간제 문제를 전향적으로 개선할 것처럼 말하지만, 이런 간접고용 문제는 슬쩍 넘어가요. 하지만 이 문제 해결 않고서는 기간제 문제에 대한 어떤 전향적인 사회제안도 정책도 효과가 날 수가 없어요. 더 심각한 문제로 사회 양극화 문제 벌어질 수밖에 없죠. 더 열악한 사람들을 방치하고 강한 조치를 하면 차이는 더 많이 멀어지게 되니까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공공부문 전체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면 각 부처의 예산이나 배정 우선순위도 바뀌어야 하고. 기획재정부에서 사실 기본적 예산배정과 전략적인 문제를 해결한 예산이 따로 책정돼야 합니다. 그런데 그래야 할 기획재정부가 오히려 인건비 압박을 가하면서 비정규직 활용을 늘리는 제도를 강력히 시행하고 있는 거죠. 이런 문제를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경영평가를 한다면 실적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원칙에 따라 예산이 쓰였는지. 비정규 대책 위한 예산을 쓰지 않으면 오히려 점수가 깎이는 식이 돼야 하는 거죠. 정규직 약간 전환했다는 실적을 요만큼 반영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사실 노무현 정권 때 KTX 승무원 문제가 안 풀렸던 이유도 비슷해요. 여기만 풀어줄 수 없거든요. 여기서 정규직 전환했다고 하면 다른 공공부문에 다 그렇게 해줘야 해요. 그 모든 곳에 똑같이 산재한 문제니까. 그런 선례를 남길 수 없으니까 못 건드린 거예요. 대통령과 가까운 이철 사장을 보냈음에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거죠.
공공부문 고용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단초를
현행 공공기관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
수익을 내고 있든 아니든 사실 모든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가능해요. 저는 가장 주목해야할 게 서울시라 봅니다. 재정자립도도 어느 정도 있는 거의 유일한 지자체니까요. 구속되는 예산은 많지만. 그 자체는 공기업 평가와 무관히 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시도해볼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가진 공공부문도 굉장히 많죠. 이런 곳이 보다 진전된 대책, 근본적인 개선을 실제 해내는 게 상당히 중요해요. 민간위탁을 시설공단으로 회수한다던가. 그걸 통해 직접고용이 더 효과를 낸다는 사례를 보여줘야 하는 거죠.
서울시는 먼저 해봐야 할 거 같고, 공항공사 경우도 사실 도저히 공공부문에선 있을 수 없는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아웃소싱 신화 대신 통합적인 인력구조가 갖는 효과성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대전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가능하다고 보고요.
사실 공기업 평가 문제만 얽혀있을 뿐이지 비용 문제도 아니고, 공항이 직접 관리감독하면 훨씬 의사소통이 빨라지죠. 공항의 효율적 운영, 예산 절감 문제, 비정규직 문제에도 바람직하죠. 사실 객관적으로는 민간위탁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엔 어떤 합리적 근거도 없어요. '아웃소싱이 최고의 효율이다'라는 잘못된 신화와 그걸 조장한 공공부문 관리정책 때문에 횡행한 거죠. 인건비 절감이 다수 사람들의 차별과 착취에 바탕하고 있다면 그 선택을 해선 안 되거니와, 그 선택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훨씬 운영 효과도 높아지고 노동조건도 상향할 수 있다면, 예산이 좀 늘어나도 그 시너지로 보완이 가능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