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주도하는 정치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2012년을 맞이합시다.”
이것이 故이춘자 발행인이 <노동세상>을 통해 던진 마지막 메시지였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2012년을 맞이하지 못하였다.
이춘자 발행인이 영면한 후 <노동세상> 기획팀에서 연락이 왔다.
<노동세상> 운영과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로운 일을 막 준비하고 있었기에 편집 일을 한다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지만 거절할 수 없었다.
<노동세상>을 처음 만들 때 편집위원으로 결합했던 터라 <노동세상>이 故이춘자 발행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임시적이나마 편집위원장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막상 결정하고 나서 살펴보니 <노동세상>엔 무엇보다 재정적 어려움이 컸다.
다른 간행물과는 다르게 광고수입 없이 순수하게 독자들의 구독료만으로 운영되다보니
재정상황이 심각하였다. 잘못 운영하였다간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는 올해 창간5주년을 맞이하여 제2창간을 통해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모색하려던
발행인의 고민을 정확히 전수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나와 편집진에게 이 2가지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듯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5년 전 <노동세상> 창간을 준비하던 멤버들이 다시 모여
제2의 창간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편집팀원들이 꿋꿋이 <노동세상>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노동세상>을 이끌어온 발행인이 없다는 것이 뼈아프지만 이제 남은 사람들이 <노동세상>을 책임져야 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말이 쉽지 제2의 창간이란 처음 창간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것이다.
지금까지 <노동세상>이 이루어 온 것을 뛰어넘는 고민을 담아야 하고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세상>을 처음 창간했을 때처럼, 편집팀은 위의 2가지 문제를 독자들의 힘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한다. 아니다. <노동세상>의 주인인 독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한다.
먼저 재정적 어려움이다. 어쩌면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문제이다. 해답은 독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독자를 확대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노동세상>의 질을 높여야 한다. 후자는 편집팀이 담당해야 하지만 전자는 독자들이 함께 도와야 한다. 독자의 것인 <노동세상>을 다시금 다른 독자에게 적극 알려내고 퍼뜨려 줄 것을 절실하게 요청하는 바다.
다음은 제2의 창간을 위한 아이디어와 컨텐츠, 그리고 <노동세상>의 근본적인 혁신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이 문제는 더더욱 독자들의 참여와 의견, 독자들의 가감 없는 비판이 필요하다. 그래서 6월 창간5주년을 맞이하여 제2창간을 위한 독자들의 의견코너를 만들 계획이다.
<노동세상>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제안을 부탁한다.
설날 오후에 2001 아울렛 매장에 잠시 들렀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새해 첫날에도
모든 매장이 문을 열었다. 설날에도 정상영업 한다는 광고, 정상이 아니라 비정상이다.
이것은 자랑이 아니라 우리 기업은 설날에도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는 나쁜 기업이라는 것을 광고하는 것과 같다.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쩌란 말인가?
대부분이 가정이 있는 사람들일 텐데걖? 그런데 대부분의 대형마트가 설날에도 영업을 하였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게 과연 정상인가 생각하면서 문득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사람의 몸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 어디냐?” 라는 질문에 “그곳은 머리도 심장도 다리도 아닌 가장 아픈 곳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몸은 어느 한 곳이 아프게 되면 모든 신경이 그곳으로 쏠리고, 실제 그곳을 치료하기 위해 인간의 혈액과 면역기능이 그곳으로 집중한다고 한다.
인간이 모여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아픈 곳에 있는 사람, 힘들고 어려우면서 세상으로부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중심인 사회가 건강하고 상식적인 사회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비정상적이다. 그래서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최저임금에 자신의 인생을 바치는 비정규직 노동자, 소에게 먹이를 사줄 돈이 없어
소중히 키워온 소가 굶어 죽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농민들, 어린 고사리 손으로 병든 가족을 돌봐야 하는 소년소녀 가장들, 쪽방에서 하루하루의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는 수많은 빈민들...
이들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들이 바로 가장 아픈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춘자 발행인의 삶이 그러했고 지금까지 노동세상이 지켜온 원칙이기에 노동세상은
가장 아픈 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이 땅의 진정한 “중심”들과 <노동세상>은 함께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독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